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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회고
    Life/Personal Development 2025. 1. 3. 10:52

    2024년을 가장 특별하게 만들어 준 것은 철인 3종 경기 기본 코스 완주이다. 철인 3종 경기는 15년 전에 한차례 준비를 했었다. 30대 중반 마라톤 대회 출전을 끝으로, 결혼과 육아로 잠시 미뤄둔 것이 15년이 흘렀다. 올해 15년의 기다림을 해결한 것을 회고해보겠다.

     

    실행함에 있어서 강력한 동기부여를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마음 먹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좀처럼 빠져나가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시험 응시와 대회 등록과 같이 스스로 만들 수 있고, 서비스 장애와 같이 외부로부터 발생할 수도 있다. 이것들은 다짐하는 것 이상의 구속력이 있다.

     

    아이들이 유년기를 벗어나면서 철인 3종에 대한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그때마다 여러가지 핑계를 구실로 실행하는 것을 주저했었다. 그러다가, 2024년 새해를 한달 앞두고, 한 송년 모임에서 "2024년에 철인 3종 경기를 꼭 참가하겠노라"고 단호하게 저질러 버렸다. 저지르니 마음이 편했다. 이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녔다. 이것이 도저히 무를 수 없는 약속, 완전히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제대로 올바로 하려면 선배에게 배워야 한다. 2월부터 혼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주워들은 지식으로 운동했으나 이대로 운동해서 대회에 나갈 수 있는지 불안했다. 그러던 차, 5월 성남철인클럽 가입을 기점으로 제대로 된 올바른 훈련을 할 수 있었다. 내 수준에 알맞은 오픈 워터 적응, 패달링과 달리기 기초, 근전환 훈련법,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 등 여러가지를 배웠다.

     

    오픈 워터 훈련 초기에 2번의 예외 사항 발생하여 패닉에 빠졌다. 어찌어찌 안전 부이를 잡고 한숨을 돌렸다. 훈련이라서 안전 부이가 있었지, 대회라면 경을 칠 상황이었다. 약간의 요령과 마음의 준비를 한 뒤에 대회에 참석해서 안전하게 수영을 완주할 수 있었다.

     

    자전거 업힐 훈련 중에 힘듬을 견디지 못하고 잠깐 쉰 적이 있었는데, 클럽 선배님인 수아 형님이 운율있는 사투리로 "라파엘 자꾸 쉬면 안 돼. 습관 돼"라고 한 적이 있다. 그 말은 내 가슴 깊이 새겨졌다. 힘들어서 쉬고 싶을 때마다, 선배님 특유의 사투리가 귓가에 울려서 다시 힘을 내게 된다.

     

    철인 3종 경기를 통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1) 성취감을 얻고 자신감이 올랐다. 철인 3종 경기와 훈련은 짧게는 한시간 길게는 하루 안에 성취감을 안겨주는 멋인 운동이다. 회사 업무, 집안 일, 육아 그 어떤 것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만큼의 성취감을 주지 못한다. 완주의 성취감은 자신감으로, 자신감은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2)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길렀다. "라파엘 자꾸 쉬면 안 돼. 습관 돼"라는 말이다. 이후로 힘들다고 쉬려는 생각이 들때마다 이 말은 새기면서 다시 한걸음 나아가게 한다. (3) 무엇보다도 성남철인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같이 있으면 온돌방처럼 은은하게 행복하고, 삶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2022년, 2023년 회고에는 회사 업무를 적었는데, 2024년은 일상의 삶을 이야기했다. 당시 업무 이야기만 한 것은 회사에서 잘 버틸 수 있을지 불안했기 때문인 것 같다. 올해 철인 경기에서 얻는 자신감은 회사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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