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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어난 실력자보다 별로인 사람들이 세상을 활개치는 이유
    Life/Society 2013. 9. 8. 17:29

    예전 회사에서 선임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여러 강사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내 선임이 잘 아는 분도 있었다. 그분은 오늘 강의하는 플랫폼에 대한 저서와 강의로 유명했다. 하지만, 선임은 그분을 평가하기를 "실력도 없으면서 말만 많다"고 격멸하듯 말했다.


    인지도는 말 그대로 많이 알려졌다는 뜻이다. 인지도와 실력은 항상 비례할 수는 없는데, 종종 우리는 이 둘을 하나로 생각한다. 인지도는 주로 TV나 신문과 같은 미디어 매체를 통하거나 직접 저술한 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말(또는 글)에 재주가 있어야 한다. TV와 같은 매체에서 유명해지려면 조리있고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며, 더불어 유머까지 겸비하면 금상첨화이다. 신문이나 책과 같은 곳에서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간결한 문장이 필수적이다.


    언어는 사고를 직렬화(serialize)하여 표현하는 매체이고, 직렬화는 일차원의 표현(배열)을 의미한다. 사차원의 복잡한 사고 체계를 가지는 이가 일차원으로 이를 배열해내지 못하면 그는 헛소리하는 바보가 된다. 차원의 깊이 비례해서 말로 풀어내는 것이 더 어렵다. 따라서 다차원의 사고를 가진 이는 말로 풀어내는 능력을 더 많이 요구받고, 대부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바보로 취급받는다. 반면, 일반적인 사람보다 약간 높은 차원의 지식과 생각을 가진 이는 보다 더 수월하게 말로 전달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생각과 말의 속도에 기인한다. 고차원적인 생각을 매우 빠르게 할 수 있으면 보통 천재라고 부를 수 있겠다. 도저히 말이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이 빠른 사람은 말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된다. 이런 부류 역시 딴소리하는 인물로 낙인찍힌다.


    정리하면, 높은 수준의 생각을 가졌거나 생각의 속도가 빠른 이들은 일반 대중에게 쉽고 적절한 속도로 잘 표현해야 하는데, 이것까지 잘하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일반 대중의 눈높이보다 살짝 더 많이 아는 자칭 전문가가 일반인과 더 가까이 있고 더 많은 인지도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진정한 고수는 결국 어딘가에 숨겨져 있고, 말 많고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들이 세상을 활개치게 된다.


    (천재가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설명하는 것도 말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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