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Books

백만번의 변명

"백만번의 변명" 양장본
책을 처음 받던 날, 책의 뒷 표지를 보고 부부 상담가가 펼쳐놓은 여러 부부들의 사례집이라고 생각했다. 즉, 각기 다른 사례들을 통해서 어떤 공통의 원인을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교훈을 보여주는 책으로 기대했다. 1막을 읽을때까지도 그렇게 생각했다. 1막의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2막을 읽으면서 점점 내가 기대했던 종류의 책이 아니라는 알게됐다.

내가 즐겨읽고 관심있는 책은 인간의 문제-철학, 종교, 사상, 인간관계 등을 관련 전문가가 쉽게 풀어쓴 것, 이와 관련되어서 작가가 실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전자는 "상자안에 사람, 상자밖에 사람"이고, 후자는 "무탄트 메세지"가 되겠다.

소설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소설가는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보다 인간문제에 있어서 학문적으로 부족하고, 실제 경험을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이 명확해지면서 나는 실망했다. 게다가 서양의 이성적인 접근에 비해서 동양의 것은 비논리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이 미덥지 않게 느껴졌다. 그러지만 책을 읽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새해들어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었고, 지금 당장 특별히 읽을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설이라서 그런지 쉽게 술술 읽었다. 그냥 한자리에서 십수페이지를 읽는 것도 일도 아니었다. 아마도 소설이 쉬워서라기 보다는 이 책의 내용에 서서히 몰입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소설의 내용과 나의 현실이 벽이 허물어졌다. 책속에 내가 있고 내 주변은 지금 읽고 있는 문장의 상황이 되었다. 각각의 인물들과 함께 내 감정도 꿈틀거렸다. 시로와 유코가 큰 변화를 겪은 것처럼, 평범한 일상의 나의 감정에 큰 변화가 생겼다.

책의 큰 줄거리는 결혼 7년차 부부, 시로와 유코의 이야기다. 불의의 화재로 인하여 잠시 별거를 하게 되었던 두 부부, 특별히 문제가 없었던 부부지만 이 사건으로 그들은 큰 변화를 겪게 되고 부부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남자/여자로써 관심이 사라지고 단순히 부부라는 이유로 살아가는 무미건조한 삶에 대해서 문제를 느꼈다. 언젠가는 결혼 초기의 열정이 사라지고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그만큼 서로에게 무관심해진다. 이런 상황을 이 책에서는 서로를 거세해나간다고 표현했다. 유코의 아버지와 어머니, 유코와 시로의 관계는 그런 상황을 잘 보여주었다. 화재로 인해 별겨를 하게된 그들은 각자 다른 이성을 만나면서 잃어버렸던 남자/여자로서의 자신을 되찾고 개인의 삶속에서 자유를 느낀다. 그냥 같이 사니까 부부라고 생각했던 시로와 유코는 별거를 통해서 과연 부부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같이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책의 끝부분이 그냥 어쩔 수 없이 다시 합치는 모습은 좀 실망스럽다. 끝에 다다르면서 이야기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는데, 주말드라마의 마지막회처럼 싱겁고 빠르게 끝나버렸다. 각자의 삶을 즐기고 다른 이성을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런 갈등이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면서 그 과정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런데, 부부의 삶이란 "서로 부부란 의미를 찾는 과정이다"라고 대충 얼버무려서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런 점이 다소 섭섭하여 맥이 빠졌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지만, 책을 읽어면서 일어나는 나의 감정을 바라보며 역시 나란 녀석이 가지고 있는 심한 열등감의 장벽을 느꼈다. 부부/연인 관계를 포함한 인간관계에서, 그것은 관계를 깨뜨리는 근원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앞으로 내가 극복해야 할 커다란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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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ociety

자유와 조화

자유는 스스로를 행복하게 합니다.  나를 가두는 관념들을 부수면, 어린 아이처럼 순수해지고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력을 생산하게 됩니다.  궁극적으로는 나는 행복, 기쁨 그리고 사랑을 창조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많이 웃는 것은 결코 그들의 삶이 더 재밌기 때문은 아닙니다.

조화는 모두를 행복하게 합니다.  우리를 갈라놓는 것은 머리 속에 들어있는 서로 다른 고정된 정보들입니다.  상처받았던 정보들이 서로에게 다가서기를 주저하게 하고, 우리의 머리속에 지배하는 서로 다른 정보들이 갈등과 싸움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서로에 대한 또 다른 정보가 서로 화해하기를 어렵게 만듭니다.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사고를 유연하게 할 수 있다면, 먼저 다가서고 서로 잘 융화되어서 조화로운 삶을 만들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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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ooks

코드북(The Code Book)

코드북
이책은 감추고 싶은 욕망과 들추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의 치열한 전투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서 비밀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한다. 비밀이 개인의 기억 밖으로 나온 이후부터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개발하였고, 이와함께 여러가지 이유-이해득실, 단순한 호기심 등-에서 비밀을 깨내는 사람들의 도전도 함께 시작되었다.

사이퍼/디사이퍼의 발전은 자연의 생태계의 진화와 유사했다.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관계와 같이 암호개발자와 해독가 사이의 경쟁이 일어난다. 새로운 사이퍼가 나오면 둘간의 싸움에서 당분간 암호개발자 승리한다. 그러나 그것이 계속될 수 없다. 언젠가는 암호해독가는 새로운 그것을 깨뜨리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사이퍼가 등장할때까지 한동안은 암호해독가가 승리한다. 이것 역시 영원하지 않다. 즉, 암호 개발자가 새로운 강력한 암호를 개발할 때까지 승리할 뿐이다. 이와같이 암호는 두 집단간에 경쟁이 반복되면서 진화해나간다. 마치 생태계의 진화처럼.

사이퍼/디사이퍼 연구는 많이 감추어져 있다. 그것의 성과를 감추지 않아도 될만큼의 시간이 흐른뒤에야 세상에 공개되곤 했다. 그래서 많은 천재들이 자신의 업적을 그 당시에 평가받지 못했다. 또한 서로 정보들을 공유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중복해서 개발하는 경우도 많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다. 내가 관심이 많은 오픈소스에서는 이러한 일이 적다. 그들은 항상 공유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서로의 업적을 인정하고 협업을 통해서 중복투자를 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확실히 오픈소스의 장점이다.

현대에 접어들면서 정부의 통제와 개인의 비밀의 자유는 대립한다. 정부는 통제를 원한다. 그들은 개인의 비밀을 필요에 따라서 도청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컴퓨터와 새로운 사이퍼의 발전에 따라 개인도 원하면 충분히 강력한 암호화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그들의 통제력은 어려움에 처했다. 그래서 정부는 강력한 암호를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고 실제로 법으로 통제하려 한다. 그러나 개인은 다른 사람이 내 비밀을 알게 된다는 것은, 기분이 나쁠뿐더러 나에게 불리한 정보로도 얼마든지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암호의 통제를 반대한다. 이 책에서 최종적인 결론은 시민이 테러/범죄 단체의 위협과 정부의 개인의 사생활 침해 중에 덜한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 책을 통해서 네트워크 보안에 대해서 들었던 몇몇 용어들-DES, RSA, PGP 등-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부끄럽게도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써 많이 쓰이는 보안에 관한 용어들을 모르고 지내왔다. 그런 것들은 어려운 내용일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고서 알아보고자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제는 이 책은 그런 것들을 쉽게 설명해주었다. 비로서 나는 컴퓨터 보안에 대해서 대략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비밀을 감추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그것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그것을 도와주는 강력한 툴들이 인터넷에는 많이 존재한다.

혹시 수학과 컴퓨터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해서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읽이 위해서는 수학과 컴퓨터를 잘 알 필요는 없다. 해당하는 기술에 대해서 역사적 기술적 배경을 잘 설명했고 매우 어려운 기술적인 부분은 생략했다.-어려운 부분은 부록에 소개했다. 중간중간 상당히 많은 부분들에 암호화에 관계된 다양한 인물들과 재밌는 일화들이 삽입되어서 지루하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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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Health

자유형에서 팔을 앞으로 되돌리는 요령

크리스마스 연휴 첫날 내동생의 여자친구에게 자유형의 팔을 되돌리는 동작을 배웠다. 이전에는 마치 풍차를 돌리듯이 팔을 펴서 앞으로 옮겼다. 이번에 교정한 자세는 1) 팔꿈치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야 하고, 2) 팔에 힘을 빼서 손끝이 수면을 스치듯이 움직이며, 3) 팔이 아니라 어깨를 돌린다는 느낌으로 하는 것이다.

숨쉬는 방향-내 경우는 오른쪽-의 팔은 잘 보여서 쉽게 고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반대쪽, 즉 왼팔은 보이지 않아서 정확한 동작으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내 생각에는 배운대로 정확히 하고 있었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가르침대로 십여미터 헤엄치고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강사님를 바라보면 "오른팔은 괜찮은데요... 왼팔은 이렇게... 저렇게... 틀렸어요"라는 대답을 듣게되었다. 지적하는 왼팔의 되돌리기 문제는 1) 팔꿈치를 늦게 구부리고, 2) 팔에 힘이 들어가서 손이 수면 가까이 늘어지지 않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이지 않는 왼쪽 팔의 움직임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아야 했다. 내가 찾은 방법은 손끝이 살짝 수면에 잠기면 제대로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물에 닿는 느낌은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에, 두번째 요령, 즉, "손끝이 수면을 스치듯이"에 착안해서, 손끝이 살짝 물에 닿는 느낌이 있으면 팔의 각도가 제대로 나온다고 판단했다.

이  방법의 결과는? 물론 대성공이었다. 이 방법을 사용했더니, 강사님이 자세가 많이 교정됐다고 인정해주었다. 교정후에  전보다 더 긴 거리를 수영해도 덜 지쳤다. 아마도 팔을 되돌릴 때 힘을 덜 쓰기 때문인 것 같다.

정리하자면, 자유형에서 팔을 되돌릴 때 손끝을 살짝 물에 담그도록 한다. 손끝이 물에 닿는 느낌이 있으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에 이 자세가 익숙해지면 손끝이 수면에 스치듯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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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ooks

내가 좋아하는 책의 조건

요즘에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다. 한달에 한 권 보기도 힘들다. 올해는 대략 대여섯권의 책을 읽었는데, 절반정도를 끝까지 읽었고 나머지는 중간에 포기했다. 내가 끝까지 읽은 것과 아닌 것을 분석하면 앞으로 책을 고르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첫째,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즉, 내 관심분야였거나 책의 앞부분을 통해서 호기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동안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던 내용은 "수학과 철학적인 사고", "쉬운 내용의 물리학과 천문학", "영혼의 성장과 인간에 대한 탐구"등이었다.

둘째, 문장이 어렵지 않아야 한다. 원서의 경우는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간결한 문장이어야 한다. 문장이 난해하면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애써서 그 문장을 이해했는데 담고 있는 내용이 별거 아니라면 힘이 빠진다.

셋째, 내가 이해할 수 있어야 내용이어야 한다. 논리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책이나 나의 수준을 벗어나는 책은, 소화할 수 없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속이 답답해져서 결국 포기하게 한다.

둘째에서 설명한 문장이 어려운 것과 셋째에서의 내용이 어려운 것은 다르다. 문장의 이해는 단어의 뜻과 문법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적인 것이고 내용의 이해는 문장이나 문단의 전후관계의 논리가 필요한 통합적인 것이다.

넷째, 단순 나열식의 정보의 전달 보다는 흐름이 있는 글이어야 한다. 글에 흐름이 있으면, 문장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미끄러져서 책의 끝까지 쉽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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